한국 교회는 특별히 한국교회의 선교 초기에는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장애인들을 찾아가 복음을 전하고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학교와 병원 등 각종시설을 세워 그들의 실질적인 재활을 추구하여 왔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장애인복지선교는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이러한 아름다운 전통이 오늘에 와서 더욱 발전 계승되지 못하고 올바른 정책방향조차 논의되지 못하는 가운데 전근대적인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뿐만 아니라 교회의 사명을 인간의 영혼 구원에만 둠으로써 소외된 장애인의 삶을 외면하는 모습이 많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단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 교회는 장애인 복지에 대한 정책이나 실천이 오히려 낙후되어 버렸다. 현실적으로 한국 교회의 장애인 복지선교에 걸림이 되고 있는 것은, 교회의 물리적 환경이 장애인이 접근하기에 너무나 어려우며, 교회 내에서 장애인을 위한 전문화된 프로그램이 없으며, 무엇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지배적이며 인식의 개선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 교회는 장애인에 대한 바른 성서적·신학적 이해를 정립하고, 이를 기초로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장애인복지선교의 정책과 방향을 선언하며, 그 구체적인 행동을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1. 성경에 나타난 장애인관
1) 부정적인 장애인관
① 차별로 본 장애인관
창29:19,레21:17-23에서 보면 야곱이 라헬보다 레아를 사랑하지 않는 이유는 레아가 시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때문이라고 하며, 제사를 드리는 자의 자격으로서 육체의 흠 즉 시각, 지체, 청각 장애는 물론 신체기능상 하자가 있는 자는 합당치 않다고 보고 있다.
② 죄의 대가로 본 장애인관
욥29:15, 왕하6:18, 왕상13:4, 삿16:1, 창19:11, 사6:10, 29:9, 42:16, 18, 19, 56:10, 59:10, 잠 26:7, 겔12:2, 애4:14, 신28:29에서 보면 패전 용사의 눈을 뽑고, 적군에게 벌을 내리고, 죄의 대가로 시각 장애인이 되게 하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풍습이 있고, 훈계와 실망 및 경고의 표시로서 장애인으로 만들겠다는 말씀이 있고, 진리와 관계가 없고, 진리를 실행하지 않는 자를 장애인과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③ 무력자로 본 장애인관
신16:19, 삼하5:6-8에서는 조롱과 수욕당하는 자를 장애인과 빗대어 설명한다. 그리하여 조롱과 무능력자로 소외되는 사람을 장애인으로 설명한다.
④ 보호의 대상으로 본 장애인관
레19:14, 신27:18에서는 장애인을 보호의 대상, 구제적 차원의 사랑의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삼하4:4, 9:1-3, 16:1-4, 19:24-30)으로서 다윗과 요나단의 우정의 댓가로서 다윗은 므비보셋에게 무차별한 사랑과 보호를 명하고 있다. 그러나 다윗 생애 전반에 걸친 장애인관은 매우 부정적인 것이 지배하고 있다.
2) 긍정적 장애인관
① 전인적 인간으로서 장애인
설교자들이나 주석가들은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치유이적을 통하여 설교와 해석을 하곤 한다. 예를 들면, 소경 바디매오 부자의 본문을 통해서 설교를 할 때, 시각 장애인과 거지의 특징과 불신의 특징을 설명하고, 본문의 의의로서 ‘우리는 바디매오처럼 영적 소경은 되지 말자’라고 결론을 짓고 설교를 끝내버리곤 한다. 그러나 과연 성경에 나타난, 그리고 예수님께서 직접 만난 시각 장애인은 영적 장애인일 뿐인가? 하고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물론 그는 영적 시각장애인이다. 동시는 그는 실제로 시각 장애인이요, 거지였다는 점이다. 결국 예수님께서 한 장애인을 전인적(Holistic)으로 만났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만 것이다. 예수님은 모든 장애인들을 단지 영적(?)이라는 안경을 가지고 본 것이 아니라 육체적 질고, 사회적 아픔, 그리고 영적인 고통을 모두 하나로 묶어 인격적인으로 만나시고, 치유하시고, 구원의 복음을 주시고, 하나님 나라에 대한 깨달음을 주신 것이다.
② 하나님 나라의 구성원 (A Member of Kingdom of God)
눅14:12-24 에서 보면 하나님 나라가 잔치의 비유를 통하여 설명되고 있다. 이 본문에서 이미 초청장을 받은 사람들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서 잔치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 때 잔치를 배설하신 분(하나님)께서 분노하시며 말씀하기를 “빨리 시내의 거리와 골목으로 나가서 가난한 자들과 병신들과 소경들과 저는 자 들을 데려오라”(21)고 명하시고 이후에 사람을 강권하여 데려다가 내 집을 채우라’고 하신다.
③ 예수님의 그리스도 되심의 증거로서의 장애인 선교
이 말씀이 눅7:22-23에서 증명되고 있다. 감옥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세례요한의 질문에 답할 때,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가서 보고 들은 것을 요한에게 고하되 소경이 보며 앉은뱅이가 걸으며 문둥이가 깨끗함을 받으며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자가 살아나며 가난한 자에게 복음이 전파된다 하라’ 즉 장애인을 만나고 그에게 변화를 허락하신 사역, 바로 이것이 예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증명하는 증거요, 예수님께서 친히 내보이신 증거인 것이다.
④ 사회적 약자로서의 장애인
구약성경에는 고아, 과부, 나그네와 같은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종교적 약자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레19:9, 23:22, 신24:19/ 십일조, 레25:1-7, 출23:10-11/안식년, 신16:11-17, 26:11/종교적 절기, 레12:8, 14:21, 27:8/제사법)과 예수님의 모습(눅2:7/출생, 눅18:35-43, 막11:1-10/사역)과 가르침(요13:34-35/새 계명, 눅10:25-37/이웃사랑)등을 보면 우리는 장애인 사랑을 특별히 부탁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는 십일조 정신과 깊은 관련이 있다. 십일조란 모든 것이 하나님으로 온 것임에 대한 신앙 고백적 봉헌이다. 그런데 십일조를 내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의 십일조의 올바른 쓰임이다. 구약에서는 경제적 터전이 없는 제사장 계층의 레위 지파와 사회적 약자 즉 과부, 고아, 나그네가 십일조를 사용하였다. 이 개념은 신약에 와서 사회적 약자가 장애인까지 확장되었다. 따라서 십일조란 목회자와 가난한 자, 그리고 장애인을 위하여 사용되어야 한다.
2. 교회가 장애인사역을 해야 할 당위성
교회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야 할 사회적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과 사랑 즉 기독교사회복지는 교회가 중요하게 해야 될 일이다. 왜냐하면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이며, 사회사업을 낳아 기른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특히 장애인복지는 교회가 우선적으로 해야 될 사역이다. 성경에 보면 많은 곳에서 장애인을 언급하고 있으며, 예수께서는 구약의 예언대로 이 땅에 오셔서 장애인들을 고쳐주시고 복음을 전파하시는 일을 하셨다. 예수님의 사역은 가르치고, 전파하며, 치료하는 사역을 하셨는데, 여기 치료하는 일이 바로 장애인사역(복지)인 것이다. 따라서 예수님의 장애인사역은 선택적인 것이 아니고 필연적인 사역이었으며, 그 중심적인 사역이었다. 그러므로 장애인을 위한 치유와 돌봄의 사역은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사명인 것이다. 장애인은 경제적인 빈곤, 사회적 소외감, 신체적인 불편 등으로 인하여 우리사회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약자중의 약자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를 생각하는 장애인복지는 인도주의적 입장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입장에서 볼 때도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하버드대학 철학교수인 죤롤즈(J.Rawls)는 그의 「정의론」에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을 조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인류역사상 최고, 최대의 베스트셀러인 성경의 사상과도 통한다. 평등한 사회를 위해서는 가장 불리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가장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대접해야 한다.
3. 장애인 인권 회복을 위한 한국교회 실천강령
1993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42회 총회에서는 장애인의 인간다운 권리를 회복하기 위한 한국교회 실천강령을 채택하였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엄한 존재이므로,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 또는 소외는 하나님에 대한 죄악임을 모토로 한다. 실천강령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교회 진입로와 모든 시설을 장애인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개선할 것.
▶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극복할 것.
▶ 장애인의 기본권 보장. 집단 및 지역이기주의로 장애인이 생활할 집과 일할 건물과 공부할 학교 등을 짓지 못하게 하는 비인간적인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장애인들과 연대하여 행동할 것.
▶ 장애인들과 교회학교에서 통합교육을 실시할 것.
▶ 장애인의 의료재활, 교육재활, 직업재활, 사회재활을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
▶ 자립할 수 없는 중증장애인에게 구호의 사랑을 나누고 자립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는 자립을 돕는 선교를 할 것.
▶ 장애인교역자도 평등하게 주님의 사역을 할 수 있도록 안수와 청빙문제 등에 있어 선교적 우대와 협력을 강화할 것.
4. 기독교장애인복지서비스
기독교장애인복지서비스는 하나님의 형상 회복이라는 근본이념과 사회통합과 사회연대를 이룰 인간존중, 정상화, 주류화, 사회형평, 의식화라는 실천이념을 구현할 구체적인 사업대안들을 의미한다. 서비스의 근거가 되는 장애인들의 요구 실태는 다음과 같다.
불편사항 | 교통수단이용불편 | 동반자 없음 | 편의시설미비 | 기타 | 계 |
비 율 | 40.6 | 29.4 | 15.0 | 15.0 | 100.0 |
장애인 외부 활동 시 불편사항 (단위:%)
장애인들이 집밖에서 활동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편은 교통수단 이용으로 외부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장애인이 희망하는 복지서비스 (단위:%)
서비스 | 의료혜택 | 생계보장 | 고용강화 | 주택보장 | 시설확충 | 교통편의 | 기 타 | 계 |
비율 | 32.4 | 30.3 | 6.8 | 6.0 | 3.6 | 3.4 | 17.5 | 100.0 |
장애인이 사회나 국가로부터 받기를 희망하는 복지서비스는 의료혜택으로 치료나 재활욕구가 가장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가 장애인을 위한 복지사업을 시행할 때 우선적으로 의료서비스나 생계보조서비스와 관련된 사업을 실시한다면 장애인들의 욕구에 부합된 복지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5. 교회의 참여방안
1) 장애인 복지를 위한 교회의 자원들
여기서의 자원이란 단순한 물질자원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 사랑의 생명자원을 말하는 것이고 교회사회봉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구원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내의 장애인을 위한 복지자원의 유형은 다음과 같다.
(1) 인적자원
하나님께서는 교회공동체를 섬길 수 있는 구체적인 분야에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자원을 갖고 헌신할 전문인, 준 전문인, 일반인들을 풍성히 주셨다.
(2) 시설자원
사회봉사는 시설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 한국교회는 넓든 좁든, 크든 작든 간에 일정한 교회시설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교회의 본질적인 목적중의 하나인 지역사회를 봉사하기 위해 활동가능한 자원으로 시설을 개방할 수 있어야 한다.
(3) 재정자원
대부분의 한국교회는 물질적으로 여유가 없다. 교회운영을 위해 재정충당을 하는 일만도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사실은 장애인의 아픔에 동참하고 그들의 짐을 나누어지는 것은 생명구원이라는 사실을 영적으로 깨달을 때 재정자원은 얼마든지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4) 물적자원
교회가 가지고 있는 자원과 구성원들이 나눌 수 있는 물적자원(의료품, 식품, 의류, 가구류, 교육자료, 생활용품 등)을 장애인들에게 나주어 주는 것도 교회 사회봉사의 훌륭한 방법이다. 이런 의미에서 교인들이 물질 자원을 사회봉사에 활용할 수 있게끔 모집하는 교회 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5) 조직자원
교회는 무수한 효율적인 조직체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회 내 조직체를 지역사회 내에서 봉사하는 소단위 조직체로 활성화시킬 수 있다면 교회는 값진 생명존엄의 봉사활동을 전개시킬 수 있다.
2) 참여 유형
교회가 장애인 복지선교사업에 참여하는 유형를 다음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① 교회가 독립적으로 사회복지법인 설립하고 장애인시설을 설치하여 지역사회 내의 사회복지 활동을 전개하는 법인시설 설치운영 모형이 있다.(충현교회- 충현복지관 설립운영/ 사랑의교회- 사랑의 복지관 설립운영)
② 정부나 지방자치 단체가 설립한 장애인복지시설를 교회가 수탁 운영하는 시설 위탁운영 모형이 있다.(기장측 교회- 남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위의 두 경우는 운영비 모두를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정부의 지도 감독 하에 놓여지게 되어 운영의 자율권에 제한을 받을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특히 수탁시설의 경우)
③ 교회 내의 인적, 물적, 조직적, 시설적 자원을 활용하여 교회가 자체적으로 장애인복지선교 프로그램를 운영하는 모형이다. 이 경우 교회가 전적으로 투자하여(정부의 운영보조 없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은 되지만, 교회의 자율권이 확보되어 지역사회의 선교가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수혜자의 범위가 교인이나 일정 지역 내 주민으로 제한할 가능성을 내포할 수 있다.(인천연수제일교회- 선교복지관 운영 / 여러교회- 주중조기치료, 혹은 방과후교실운영/ 노원순복음교회- 장애인목욕탕운영 등)
④ 교회가 독립적으로 장애인선교복지시설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교회의 인적, 물적자원을 지역사회내의 장애인복지시설에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사회선교적 책임을 다하도록 동기화하고 훈련시키며, 봉사할 기회를 창출하여 제시하여 주는 모형이다.(가장 쉽고 일반적인 방안이면서도 제도적 정착이 잘 안 되는 형태이다. 그러나 천주교는 비교적 나은 편이다.)
6. 결론
한국교회는 두 가지의 극단적 유형의 교회가 압도적이다. 그것은 복음의 이원론적 사고로 영혼구원 이외에는 사회적 책임에 무감각한 근본주의적 사고를 가진 교회와, 복음의 계시적 권위와 초자연성을 무시하고 복음을 윤리적인 감화력이나 사회변혁의 이데올로기로만 생각하는 자유주의적 교회이다. 교회는 이 어느 곳에도 치우치지 않는 성경적인 복음, 주님이 몸소 보여주신 하나님 나라의 총체적인 복음을 온전히 전해야 할 것이다. 오늘날 현대인들은 교회가 무엇을 증거하고 가르치는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인들에게 복음의 전인성이 교회의 총체적인 선교사역을 통해서 나타날 때 복음은 능력 있게 현대인들에게 확산되어 질 것이다.
장애인복지는 교회사회사업의 한 분야로서 계속해서 교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애인에 관련된 선교기관만도 150여 개에 이르고 있으며, 교회나 기독교기관에서 운영하는 장애인복지기관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에 대한 교회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머지않아 장애인복지와 선교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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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기독교 사회복지론』 김기원, 대학출판사
『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교회의 역할에 관한 연구』 박홍식 2000.
『사랑의 교회 장애인 선교복지 사역보고』사랑의 교회
『장애인 복지에 대한 교회의 대책과 역할』강경주, 1998.
『지역 교회의 장애인 복지에 관한 연구』 남상욱, 2000
- 한국장애인선교연구소 http://www.kmind.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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